김춘식 사진전 ‘농민2002’ 12월 6일 ~ 17일 전주 민촌아트센터에서.

사람들을 통해 세상읽기. 사진가 김춘식씨(65)의 작업은 그 연상선에 놓여 있다. 그가 카메라 앵글로 만난 모든 사람들은 세상을 읽어내는 통로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길목에서 그는 ‘농민’을 만났다. 그에게 농민은 우리 시대의 자화상이다. 쓸쓸하고 고달픈 삶. 땅을 지키는 외로운 싸움, 궁핍한 삶에도 꿈을 잃지 않는 농민들이 흑백사진으로 담겨졌다. 김씨가 3년여 동안 만난 사람들은 모두가 이 땅 전라도의 농민들이다.

김춘식사진전이 6일부터 17일까지 전주 민촌아트센터에서 열린다.

들판 한가운데에서, 흙담 옆에서, 논둑 길에서, 시장 길에서 만난 사람들, 그의 사진 속 사람들은 이야기한다. 고단한 삶이라해서 꿈이 없겠느냐고.

이번 전시에 내놓은 사진들은 그의 확실한 주제의식과 사진기법에 대한 끊임없는 탐색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같은 작품을 밝음과 어둠의 프레임으로 작업함으로써 느낌의 상반성과 동질성을 비교해 보여주는 시도나, 똑같이 복사된 프레임과 확대된 프레임을 통해 보여지는 이질성과 동질성 등 서로 교차되는 두 점의 프레임 전환을 제시하는 시도가 그것이다.

모든 인물 사진을 그는 이런 형식으로 변환시켜 관객들에게 내놓는다. 일반적인 흑백사진과 함께 전시되는 검은 인화작품은 관객들에게 낯선 사진읽기다.

중앙대 한정식 교수의 말 “안전한 작은 성공보다는 실패하더라도 대담한 실험‘을 선택한 그는 관객들에게 있는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한번쯤 뒤집어 들여다볼 것을 제안한다.

“아마 격려와 호응보다는 비판과 문제제기가 이어질 겁니다. 충분히 각오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도가 사진가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궁금합니다.”

이 번 전시되는 작품은 42점, 모두가 전지(全紙)로 작업한 것들이다. 같은 내용을 서로 다른 프레임으로 내놓는 이 작품들은 사실적인 기록으로 사진 작업을 해온 그가 표현의 매체로서 사진을 주목하기 시작한 새로운 탐색의 결과다.

작가는 “나에게 사진은 칼로리의 문제가 아니라 한 소절 삶을 곁들이는 여유의 즐김”이라 말하지만 그가 내놓는 이 사진들이 얼마나 치열하고 진지한 작업과정 속에서 이루어진 것인가를 읽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피해가도 좋을 기법을 탐색하고 그 과정까지도 가감없이 드러내놓은 그를 사람들은 “진정한 작자적 정신을 가진 작가”라고 부른다.

지난 89년 ‘나그네’를 주제로 사진집을 펴낸 이후 서울 파인힐 갤러리에서 초대전을 가진데 이어지는 이번 ‘농민2002’ 사진전. 그의 메시지는 더욱 명쾌해졌다.

 

김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