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주 민촌아트센터,  2002년 12월 6일 ~ 17일 -


김춘식은 서울 파인힐 갤러리에서 1989년에 전시한 이래 지속적으로 작품활동과 사진교육에 열정을 다하는 전주의 사진가이다. 지방의 어려운 여건에서도 그 의지를 굽히지 않고 꾸준히 교육과 창작활동을 지속적으로 해왔고 노익장을 과시하며 20세기에서 21세기로 바뀌는 시점에서 한국 농민의 모습을 기록한 그 열정을 높이 사고싶다.

그가 사진에 열정을 쏟던 시기에 우리나라의 사진 주류는 형식적 미를 중시하는 소위 살롱사진, 공모전을 목적으로 하는 걸작주의 사진, 다큐멘터리 시각의 생활주의 리얼리즘 사진으로 분류되어진다. 김춘식의 경우는 재빨리 살롱사진이나 걸작주의 사진에서 벗어나 생활주의적 인물사진에 열을 올렸다. 이러한 그의 경력이 오늘의 농민사진을 만드는 밑거름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우루과이 라운드 이후 크게 타격을 받은 우리의 농촌이 이제는 턱없이 값싼 농산물이 물밀듯이 들어와 농촌은 아사상태에 이르고, 이어 젊은 세대는 도시로 빠져나가고 노년층만 농촌에 남아 겨우 명맥을 유지하는 현실을 농민의 초상사진을 통해 표출하려는 것이 그의 작업이다.

그의 농민사진은 다큐멘터리 사진임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다큐멘터리 개념은 무엇일가?  ‘다큐멘터리 사진은 사건이나 문화적 현상 등에 관한 사실적이고 신빙할만한 인식작용을 예술적 형식으로 기록하거나 묘사하는 일이다.’  이 정의에서 주목을 끄는 것은 사실적이라는 말과 예술적이라는 말이다. 결국 주제나 사건은 사실에 근거를 두나 그 표현은 예술적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즉 정보의 전달기록에 현실적, 역사적, 사실적 개념이 포함되어야 하며, 다큐멘터리 사진가는 어떤 사회적 문제에 대하여 캐낸 주목할만한 상황의 사진을 우리가 살았던 시대의 드라마틱한 역사의 기록을 제시해야 한다. 이러한 논리의 설정에 딱 들어맞는 사진이 ‘농민2002’인 것이다.

표현기법에 있어서 과거 독일의 사진가 아우구스트 잔더와 같이 한국의 농촌이라는 사회구조 속에 노력하며 살고있는 농민상을 파악하며 인간을 개인적인 고유명사로 나타내지 않고 한국의 농촌이라는 구조 속에서 각자가 맡고 있는 사회적 역할을 파악하려고 노력한 사진이다. 또 하나 이색적인 것은 똑같은 인물사진을  한 매는 아주 어둡게, 한 매는 정상으로 작화하여 두 매의 사진으로 표현한 기법은 이 시대에서 물러나는 기서의 농민을 뜻하는 것이 아닐까?